인천교육청, 예산확보 없이 대책만
학교들, 인건비 부담에 계약 해지
교육청 “예산반영 못해…지원 논의”
인천시교육청의 조리원 등 학교급식 종사자에 대한 처우개선책이 되레 이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 교육청이 처우개선책에 드는 예산을 마련하지 않는 바람에, 일선 학교에선 늘어난 인건비 부담을 덜려고 조리원 고용 숫자를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9일 인천시교육청이 일선 학교에 보낸 급식종사자 처우개선책을 보면, 새학기인 오는 3월부터 학교급식 종사자의 연봉을 지난해보다 3.5% 올리고, 연간 임금 지급 기준일수도 245일에서 260일로 늘렸다. 이에 따라 연봉기본액이 평균 1036만1890원에서 1183만원으로 오른다. 영·유아 보육수당 월 3만원(만4살 이하), 교통보조금 6만원, 자녀학비 보조 수당(고등학생 자녀 학비지원), 가족수당(배우자 4만원·자녀 2만원) 등 수당을 신설하고 명절휴가 보전금도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인상할 계획이다.
하지만 일선 학교에서는 급식 종사자 처우개선에 추가로 드는 돈만큼 조리원 인력을 줄이고 있다. ㄱ중학교는 6명의 조리 종사원 가운데 1명에게 최근 계약 해지를 통보했으며, ㄴ고등학교도 같은 이유를 들어 조리 종사원 6명 중 1명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런 사정은 학교급식을 하는 인천지역 400여 초·중·고에서도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학교급식모임은 “친환경 무상급식의 정착을 위해서도 조리 종사자들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처우개선에 따른 예산 뒷받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급식종사원들 처우개선 표준지침이 올해 예산 편성 뒤에 오는 바람에 예산을 반영하지 못했다”며 “추가 지원 여부를 논의중”이라고 말했다. 김영환 기자 ywkim@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