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순환형 공급시스템 도입과 학교급식지원센터의 위상과 역할

송동흠 (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 사무국장)


1. 문제제기 : 학교급식은 어머니의 마음이다.

도시락을 들고 학교를 다니던 때가 바로 불과 몇 년 전의 일이다. 따뜻한 국은 상상도 못했고, 추운 겨울이면 찬 도시락을 온몸을 떨며 먹어야 했다. 더러 반찬통 뚜껑이 열려 책 귀퉁이가 찬 국물에 젖는 낭패를 당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는 오늘날 학교급식으로 제공되는 음식과 견줄 수 없는 소중함이 있었다. 바로 어머님의 마음이다. 엄동설한 도시락을 챙겨주시는 어머님의 마음이 오늘날 학교급식에 이어질 방안은 없는가. 학교급식 우리농산물 공급은 ‘학교급식은 어머니의 마음이다’라는 명쾌한 문제제기서부터 비롯된다. 그리고 그 실천적 대안으로 현행 시장 의존형 공급시스템을 지역순환에 기초한 우리농산물 공급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지역이란 바로 내가 살고 있는 동네다. 그리고 동네 학교에 내 자녀가 다니고 있다. 학교급식 지역형 순환형 시스템의 가장 핵심 내용은 도시락 담던 어머니 마음을 학교급식에 재현하자는 것이다.
더불어 지역순환형 공급시스템은 그 동안 시장의존형 공급시스템으로 학교급식에서 배제되어온 지역 농민들을 다시 학교급식 공급자로 세워내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마을 등의 단위에서 지역 농민들이 생산계획을 수립해 학교급식 식자재 공급에 참여하는 구체적 방안의 마련이다. 구상대로 수행된다면 그 만큼 농가경제에 보탬이 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보탬이 될 것이다.
이 같은 지역순환형 공급 시스템의 실현은 오늘의 무수히 발생하는 학교급식 식자재 안전성 논란과 수입농산물 이용 등의 문제를 원천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이다.

2. 학교급식의 대안으로서 지역순환형 공급시스템

가. 지역순환형 공급시스템 실현의 과제

수년 전 수입농산물 안전성 문제제기에서 촉발된 학교급식 문제에서 가장 빈번하게 부딪히는 문제는 우리농산물을 어디서 어떻게 구입할 수 있는가이다. 영양사를 비롯해 대개의 학교급식 담당자들은 우리농산물을 구입해 이용하고 싶지만 방법을 모르겠다는 하소연이다. 25%대의 식량자급률과 공급업자 중심으로 저가 자유경쟁입찰로 시장에 의존한 학교급식 식자재 공급의 현황을 꼬집는 이야기이다. 이 질문은 지금도 꾸준히 계속되고 있다.
이런 문제제기 속에 학교급식 개혁운동은 학교급식법 개정운동, 지방자치단체 학교급식 지원조례 제정운동이 전국으로 폭발적으로 번져갔다. 그럼 법이 개정되고, 조례가 제정된다면 학교급식 문제는 자연 해소될 것인가. 오늘의 학교급식 운동은 이러한 새로운 문제에 봉착하고 있다. 그럼 법제정 후, 학교급식 조례 제정 후 이를 실제 누가 어떻게 담보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답을 구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제기 속에 어느 덧 5~6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리고 오늘날 학교급식에는 지역순환형 공급시스템 확보가 학교급식 개선의 구체적 대안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그럼 지역순환형 공급시스템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접근해야 할 것인가의 이해가 보다 구체적으로 논의되어야 한다. 사실 오늘날 학교급식의 새로운 대안으로 제기되고 있는 지역순환형 농업은 이의 충분한 논의없이 다소 추상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아쉬움이 있다.
지역순환형 공급은 추상적․관념적 개념의 우리농산물이 아니라 ‘지역’이라는 보다 구체성을 갖는 개념이다. ‘지역’이라는 구체성 속에 법적․제도적․행정적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더불어 ‘지역’이라는 구체적 개념 속에 학교급식운동의 가장 핵심 화두 중의 하나인 학교급식 주체 문제가 해결되어야 함을 말한다. 법적․제도적․행정적 차원의 문제가 공적섹터(Public sector) 중심의 과제라면, 후자는 학교급식 주체 문제는 제3섹터인 협동적 지역사회(Association sector) 차원의 접근이며, 살아있는 주민운동 이야기다. 이 글의 주제에서 다소 벗어나 있지만 오늘날 학교급식 논의의 또 하나의 중심인 공급업자는 사적섹터(Private sector) 부문이다.
지역순환형 공급의 구체적 실천은 이들 3가지 영역의 상호 의존적․보완적 관계를 필요로 하며, 특히 공적섹터와 협동적 지역사회 섹터의 관계를 크게 요구한다. 제3섹터를 중심에 두고 본다면 운동적 차원에서 3가지 영역의 다양한 접촉과 상호 견제와 균형 차원에서 접근이 요구된다. 오늘날 학교급식에 대한 새로운 문제제기 향후 누가 실제 어떻게 학교급식을 담당해 나갈 것인가는 성급한 마음으로 풀이과정으로 생략하고 정답부터 너무 일찍 제시한 학교급식 운동 현실의 반영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학교급식 개선은 접근 용이성, 과제 해결 선후 등의 문제로 주로 공적섹터 중심 논의로 진행되어 왔다.
우리농산물 이용 명문화 논쟁이 한창인 학교급식법 및 광역자치단체 학교급식지원조례 제정 논란, (후술하는) 기초 자치단체 학교급식지원센터와 개별 학교 단위 학교급식위원회 등은 공적섹터 차원의 개혁 과제들이다. 시장의존형 공급시스템의 지양, 저가 경쟁입찰 제도의 폐지 등도 공적섹터에 중점을 둔 논의였다. 결국 현재까지 학교급식 개혁 논의의 중점은 일반 시장과 공급업자 즉 사적섹터에 내 맡겨진 학교급식을 공적섹터로 옮겨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적극 관여 속에 공공성을 강화할 것에 관한 요구인 것이다. 이러한 과정은 특히 지방자치단체의 큰 반향을 불러와 학교급식지원조례 제정과 함께 학교급식의 지역농산물 공급을 구체화하는 성과를 마련하였다. 더불어 학교급식의 기본 공급체계를 지역순환형 물류로 전환한다는 대강의 합의까지 이끌어내게 된 것이다.

하지만 앞서 제기한 것처럼 법이 개정되고, 조례가 제정 그리고 예산만 뒷받침 된다면 오늘의 많은 학교급식 문제는 자연 해소될 것인가. 학교급식 운동은 많은 진전 속에서도 이러한 새로운 문제에 다시 부딪히고 있다. 이는 향후 누가 실제 학교급식 주체로 자리할 것인가와 동일한 문제제기이다. 그리고 시장과 공급자 등 사적영역의 공급시스템을 공적영역으로 전환할 것 등 지금까지 학교급식 개혁 운동의 보다 구체적 접근 요구이다. 법․제도․예산 등은 국가․국민과 주민합의에 기초하여 공공섹터에서 담보한다지만 공적섹터가 학교급식 사업의 실질적 주체가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 속에 제3섹터로서 협동적 지역사회 시스템 실현을 학교급식 부문에 새로운 화두로 제기하고자 한다. 학교급식은 ‘어머니의 마음이다’라는 당초 문제제기로 되돌아가 볼 때 학교급식 주체는 바로 나 자신, 아이들 어머니 그리고 지역의 주인으로서 주민이라는 결론에 이른다. 이들을 지역사회에서 포괄적으로 아울러 지역 주체로 새롭게 세워내는 구체적 방법이 이른바 주민 참여형 협동사회 실현이다. 그렇지만 아직 대부분의 국내 지역사회는 주민 참여형 협동사회 준비와 큰 거리를 두고 있다.
당장 주민 협동적 지역사회 시스템 또는 참여형 협동사회라는 용어부터 낯설게 느껴진다. 그러나 간략히 표현하자면 주민 스스로 지역사회의 주인으로 당당한 역할을 수행하자는 것이다. 협동적 지역사회란 주민이 각자가 제 각각의 삶 속에서 지역발전 일꾼으로 올바로 서며, 이들 상호간 교류와 협력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사회이다. 주민 각자가 서로의 구속없이 독립된 주체로서 일을 수행하면서도 서로 협력․협동하여 하나의 협동적 지역사회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주민이 주체가 된 활발한 교류․협력이 사회구조로 정착해 나간 구체적 사례는 협동조합이다. 생활협동조합이 구체적 대안 중의 하나이며, 원론적 의미에서 볼 때 지역농업협동조합도 당연 이 부분의 한 예이다. 자신이 출자하고, 자신이 노동하며, 또 자신이 경영하는 일터를 만든다. 타인에게 고용당하지 않으면서 서로 협동하며 공동의 사업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그리고 협동적 지역사회에서 공공섹터와의 상호 협력의 구체적 진전은 참여형 협동사회 실현으로 나타난다. 협동적 지역사회에 의한 공공섹터의 견인과 견제 그리고 이를 통한 주민 참여형 민주주의 실현이다. 오늘날 지방자치단체 발전의 주요과제로 제기되고 있는 소위 거번넌스(governance) 실현도 사실 이 같은 차원의 지역 주민운동 차원의 접근이다.

참여형 협동사회와의 관련 속에서 학교급식의 지역순환형 공급시스템 실현의 향후 과제는 자연스럽게 협동적 지역사회의 구체적 건설로 모아지게 된다. 이것은 바로 학교급식 운동의 새로운 문제제기 오늘의 남은 과제인 누가 어떻게 학교급식을 실질적으로 담보해 나갈 것인가의 구체적 해답을 찾는 과정이기도 하다.
지역순환형 공급시스템은 주체들 간의 일상적인 인적․물적 네트워크를 전제로 한다. 학교급식을 전제로 할 때는 학교와 지역생산자를 양축한 학교급식에 관계하는 다양한 주체들 간의 일상적 네트워크가 기본이다. 지역순환형 공급시스템 자체가 네트워크 체계를 기본으로 한다. 그리고 네트워크는 무엇인가가 일상적으로 순환할 때 그 생명을 유지하며, 일상적 순환을 담보할 수 없는 네트워크는 존재할 수 없다.
그러므로 학교급식에서의 지역순환형 공급시스템은 주체들 간의 일상적 네트워크 체계를 가장 기본 전제로 할 때에만 성립할 수 있다는 것은 각 주체들 간의 활발한 교류와 협력이 상시적으로 살아있는 상태를 말한다. 지역주체들 간의 일상적 네트워크 체계 건설을 협동적 지역사회가 가장 적절하게 담보할 수 있다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더불어 협동적 지역사회는 참여형 협동사회 실현으로 구체화 될 때 제대로의 실천을 담당할 수 있다는 점을 우선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나. 지역순환형 공급시스템의 실천 단계별 과제

지역순환형 공급시스템은 현재의 시장의존형 공급시스템과 대비되는 말이다. 원론적으로는 본래적 의미의 시장 탈피보다는 장거리 운송체계 또는 대도시 도매시장 의존으로 지역물류 순환 기능을 상실한 시장으로부터의 탈피를 말한다.
오늘날 학교급식에서 문제되는 시장의존형 물류의 근본 문제는 지역시장이 지역내 물질순환기능을 거의 상실했기 때문이다. 대도시 도매시장 의존형 물류 공급 시스템 관행으로 지역에서는 대도시로 판매를 위해 농산물을 싣고 나르는 차량과 학교급식 또는 지역소비자를 대상으로 농산물 팔기 위해 도시 시장으로부터 물건을 들여오는 차량이 서로 엇갈리는 기이한 현상이 매일같이 벌어지고 있다. 농촌지역이나 도․농복합지역 시장이 대도시 지역 시장과 다를 바 없는 형편이다. 이 같은 구조는 식량자급률 25%대의 국내 농업 여건, 저가경쟁입찰, 공급업자 중심의 식자재 공급체계와 함께 오늘날 학교급식을 안전성의 사각지대로 만들어 놓는 중요 원인 중의 하나가 되었다.

그럼 지역순환형 공급시스템은 어떤 과정으로 만들어지는가. 가장 우선되어야 할 것은 학교급식에 지역농산물 공급 지원에 대한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합의이다. 물론 학교급식지원조례 제정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예산의 뒷받침이 이 부분의 중요한 결실이다. 그러나 지역합의는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이 같은 공적섹터의 힘만으로 해결될 수 없는 많은 부분이다. 지역농산물의 생산․가공․유통․공급 각 영역은 공적섹터와 다른 부문과의 협력 관계 속에서 구체적 상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
이점에서 오늘날 지방자치단체의 학교급식지원조례 제정이 전국적으로 크게 확산되고 있지만, 당위적 선언적 차원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의 충분한 이해가 필요하다. 특히 주민발의에 의한 지방자치단체 조례는 지역의 운명을 주민 스스로 담당하고자하는 결의로서 출발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지방자치단체 학교급식지원조례는 공적섹터에 대한 커다란 의존 속에 제안된 측면이 크다. 따라서 실질적 주민참여는 이제부터 새로운 출발이다.

지역순환형 시스템 확보에 대한 지역합의를 보다 구체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먼저 우리 지역은 학교급식의 지역농산물 공급에 과연 얼마의 예산을 투자할 용의가 있는가. 지역의 어떤 작목의 생산계획 수립이 필요한가. 지역순환형 시스템의 구체적 범위는 어디인가 등을 포함하는 보다 구체적인 계량적 접근이 요구된다.
학교급식의 지역농산물 자급률 산출은 학교급식 지원의 지역합의를 위한 주요 지표로 적극 활용될 수 있다. 지역자급률은 학교급식에 지역산 농산물이 얼마나 사용되고 있는가의 수치적 표현임과 동시에 이를 지역농산물로 대처하기 위한 다양한 영역의 산출근거가 된다. 자급률을 근거로 학교급식에 이용되는 다양한 품목별 생산계획이 마련될 수 있으며, 이를 위한 예산범위가 구체적으로 제시된다.
주요 품목을 기준으로 우리농산물과 수입농산물간의 차액, 지역농산물과 수입농산물간의 차액 등의 단순한 접근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이해이다. 구체적 생산품목의 접근은 실질적 지역농업 생산계획과의 비교를 통해 학교급식 식자재 생산 및 공급계획의 보다 구체적 상을 그릴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지역에서 생산이 부재한 이유로 공급이 안 되는 부분은 새로운 생산계획으로 접근할 문제이며, 생산 중인 품목이 학교급식 식자재로 공급되지 못하는 것은 공급시스템 정비로 접근할 문제이다. 주요 품목별 생산계획은 구체적 생산지역의 선정, 실제 농사에 필요한 농지규모, 노동력 또는 농가 수 등의 구체적 부분까지를 함께 포괄하는 개념이다. 다양한 품목의 지역 내 생산계획 수립은 지역 내 다품목 소량체계로 농사를 이어가는 지역내 소농까지를 포괄하며, 논의과정에서 농사방법의 구체성도 자연스럽게 제기되게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그동안 시장유통 시스템 속에서 학교급식 공급자로 배제되어온 지역농민의 참여가 비로소 보장되게 되는 것이다. 초창기는 불가피하게 몇몇 농가를 중심으로 선택적 생산계획 수립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자연스런 지역순환에 의한 지역농업구조의 자연변화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를 통해 선언적 차원의 환경농업이 아니라 안전농산물 생산으로 자연스러운 접근이 이루어지게 한다. 학교급식 공급체계의 지역순환형 시스템 전환에 필요한 법․제도 및 관련 예산은 중․장기적으로 이러한 구체적 논의를 포함하여 마련될 필요가 있다.

이상의 발상을 전제로 현재의 전남과 도내 22개 시․군을 중심으로 하는 학교급식 지원조례와 그 실시 내용을 개략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전남과 도내 22개 시․군은 현행 학교급식 공급체계에서 수입농산물과 지역산 농산물간의 차액을 지원대상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지역산 식자재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지역 내 생산계획 수립으로 나가고 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이 같은 접근으로는 지역순환형 시스템 확보라는 학교급식 대안을 만들어 나아가는 데는 많은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 학교급식의 지역순환형 시스템 확보는 지역 내의 아주 구체적 생산계획을 전제로 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막연한 생산계획 환경보전형 농업으로의 발전 개념 이전에 당연 다품목 소량 생산체계까지를 포괄하는 지역 생산․공급 방안이 우선되어야 한다. 도라지 국산공급은 불가능하다고 이야기를 종종 접한다. 그러나 이는 현행 단작화가 심화된 상업농 경영을 전제로 하는 경우다. 앞서 지적한 바아 같이 지역순환형 농업은 다품목 소량 생산체계의 범위 포괄과 함께 이 부분에 대한 구체적 대안까지를 고려한 것이다.
주요 지역 시․군 사례에서 보여 지듯이 현행 농업구조에서의 지역농업 생산계획은 결국 지역주산품 중심에서 일정 경쟁력을 갖춘 개별 농가 또는 작목반 단위의 시장을 확대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 결과 다시 지역 범위에서 확대된 주요 품목 생산량 처분을 위해 대도시를 향한 판촉전을 벌여야 할 형편이다. 현재 농업여건상 불가피한 면이 있고, 또한 지역농업발전에도 큰 보탬이 될 수 있지만 당초 학교급식의 본래적 문제제기인 지역순환형 농업과는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는 부분이다. 지역순환형 농업은 지역농산물 소비차원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순환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에 초점을 둘 필요가 있다.

법․제도․예산 부분의 합의는 지역순환형 시스템의 구체적 상을 두고 이 부분에 대한 지역차원 또는 국가차원의 지원이 올바른가에 대한 국민 또는 지역주민의 동의를 구하는 과정이다. 학교급식의 지역자급률 산출은 지역순환형 공급시스템으로 전환을 통해 지역경제에 얼마의 보탬이 될 것인지를 지역 주민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지표이다. 지역농업생산 계획 그리고 향후 논의하는 공급시스템 정비 등은 지역주민 스스로가 당당한 주인으로 지역순환시스템의 한 영역에 참여토록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지역합의는 더욱 돈독하게 만들어질 수 있다.

학교급식의 지역자급률 산정과 이를 통한 지역순환형 시스템 전환의 지역합의 도출 그리고 그 구체적 범위에서 지역농업 생산계획이 마련되었다면 다음 과정은 공급시스템 정비이다. 공급시스템 정비에서 가장 우선 고려되어야 할 점은 지역순환형 시스템의 본래적 의미이다. 지역순환형 시스템에 담을 내용이 무엇인가. 무엇이 일상적으로 흘러야하는 가이다.
이점에서 지금까지 학교급식 공급시스템의 중심으로 자리한 시장의존형 공급시스템의 문제를 몇 가지 짚어보고자 한다.
시장의존형 공급시스템은 우선 소비자인 학교 측의 일방적 이해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생산자의 배제는 말할 것도 없고, 시범사업 주체인 공급자는 학교 측의 일방적 식자재 물품 구매요구에 공급물품을 수집․공급하는 역할이 전부였다. 따라서 순환은 본래적으로 발생할 수 없는 구조이며, 앞서 지적한 시장의 문제점으로 지역농업의 구체성이 학교급식에 전혀 반영될 수 없는 구조였다.
이러한 문제는 학교 측과 농산물 생산자 간의 일상적 네트워크 구축으로 해결할 수 있다. 생산현장과 단절된 학교는 지역농산물에 대한 정보가 부재한 상황에서 칼로리 중심의 식단을 마련하고 있다. 현행 학교급식에서 육류중심, 가공식품류 사용의 만연하게 된 것도 이 같이 지역 생산자와 학교 측간의 일상적 네트워크 부재가 주요 원인일 수 있다.
따라서 공급시스템 정비는 학교 측과 생산자 간의 일상적 네트워크가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구조를 전제로 해야 한다.

그럼 학교 측과 생산자 간의 일상적 네트워크를 담을 공급시스템의 구체적 전형은 어떤 모습인가. 필자는 지난 4월 농어업․농어촌발전특별위원회와 농협중앙회에서 수탁받은 학교급식 우리농산물 공급 시범사업 평가를 통해 지역순환형 공급시스템의 대안으로 농민시장․상설매장을 제안한 바 있다.
농민시장․상설매장은 학교 측과 지역 농산물 생산자 간의 구체적 교류장(정보 교환의 장)으로의 발전을 전제로 한다. 바로 학교급식에서 지역산 농산물 활용을 위한 구체적 정보 교환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다. 교류내용에는 학교급식에서의 제철․지역산 농산물의 적극적 활용을 지원하는 방안으로 ①지역산 생산물의 종류, ②생산방법, ③생산시기(공급가능시기 및 기간), ④생산량, ⑤생산물의 활용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담는다. 생산방법을 정보교류에 포함하는 것은 안전적 품질을 확보하자는 차원이다. 학교 측은 상설매장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기초로 지역 생산여건에 기초한 제철 건강식단을 마련할 수 있다. 소비처인 학교 측 일방의 식단과 물품구매 요구가 아니라 지역생산 여건을 바탕으로 식단운영을 개편하는 아주 중요한 근거가 된다. 농민시장․상설매장은 후술하는 학교급식지원센터와의 관계 속에서 지역순환형 공급시스템의 기초로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된다.


<지역순환형공급시스템 농민시장․상설매장의 운영 예>

□ 일상적 네트워크 체계를 통한 지역내 농업생산 현장과 학교급식 식단의 연계
□ 제도정비, 예산확보 및 지역내 관계 단체 간 합의에 기초하여, 농민시장․상설매장의 단계적 활용 강화 (식품류별 시스템화 추진)
□ 학교급식위원회, 학교급식지원센터와의 연계를 통한 농민시장․상설시장의 종합적 활용방안 마련










<농민시장․상설매장 및 학교급식지원센터의 협력 시스템>


** 농민시장․상설매장은 학교급식 식자재 공급 종합 네트워크 기능을 수행함.
** 지방자치단체 사정에 따라 개별학교와 업체 간의 공급협정을 ‘학교급식지원센터’와 ‘농민시장․상설매장’ 차원으로 흡수하여 계약 투명성 및 생산․공급의 안정성을 기할 수 있음.
** 지역내 생산자단체, 협동조합의 공동 참여는 안정적 생산 및 공급능력의 확보를 전제로 함.
** 기존 학교급식 공급업체도 제철․지역산 농산물 공급 전체 시스템과 연계하여 학교급식지원센터 심의를 통해 농민시장․상설매장 운영에 참여를 보장함.


현재 학교 영양사의 일방적 편성에 기초한 칼로리를 중심 식단으로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제철의 신선한 농산물이 학교급식 식단에 제대로 반영될 수 없다. 주요 시․군에서 지역농산물 소비 활성화를 계획하지만 그 첫 출발점은 여전히 현재의 학교식단인데 이 같은 일방적 접근은 근본적인 제고가 필요하다. 학교급식 식단을 보고 공급가능한 지역농산물을 설정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동시에 지역농산물을 토대로 학교급식 식단을 마련하는 노력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전제 위에서만 학교급식의 다양성 그리고 다품목 소량생산체계의 소농의 학교급식 식자재 공급 참여가 가능하게 된다.
전남 순천의 경우 순천농협 농민시장(파머스마켙) 구조를 지역농산물 상설매장으로 새롭게 발전해 나가는 방안을 보다 적극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지역농산물 농민시장․상설매장은 중․장기적으로는 지역순환 활성화 차원에서 지역내 단체급식, 요식업체 등을 종합적으로 겨냥하는 공급체계를 구축하는 방안이기도 하다. 농민시장․상설매장의 운영은 소량이지만 다품목이 일상적으로 요구되는 특히 채소류․과일류 공급시스템 운영에 적극 활용할 수 있다.

보다 구체적 접근은 농민시장․상설매장의 주체, 공급시스템 주체는 누구인가의 문제로 다가간다. 현실적으로 지역농협이 주체적 역할을 소화할 부분이 크다. 그러나 농민시장․상설매장은 지금까지 학교급식 공급자 개념과 다른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
지역순환형 시스템의 기본 골격, 제철․지역산 농산물 공급의 원칙이 지켜진다면 지역소농, 작목반, 지역공급업자, 지역협동조합 참여가 두루 보장되는 틀이 마려되어야 한다. 지역순환시스템이라는 농민시장․상설매장의 기본 틀 내에서 이들 간의 상호협력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인프라 시설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몫이지만 운영은 지역주체들의 몫이다. 이들 주체간의 공동출자를 통한 시장운영의 다양한 방안이 모색될 수 있다.
학교급식과정에서 필요로 하는 불가피한 농산물 전처리 시설, 가공 등의 다양한 사업이 이들 주체간의 협력으로 활성화 될 수 있다. 지역주민의 협동적 지역사회 시스템 실현을 통한 이들 사업부문의 참여는 공급시스템 속에서 주민합의와 지역활성화를 이루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농민시장․상설매장 운영의 구체적 범위에서 지역 여성노동력은 물론 차상위 계층의 일자리 창출의 구체적 대안을 마련할 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 학교급식 식자재 질 개선사업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 창출은 지자체 단위에서도 적극 참고할 사안이다. 또한 앞서 학교급식의 주체의 주요 대안으로 제기되고 있는 제3섹터 개념의 협동적 지역사회 실현의 구체적 상이기도 하다. 생활협동조합 건설이 이 부문의 구체적 결과물 중의 하나가 될 수 있다.

지금까지의 논의는 지역순환시스템의 생산계획의 구체화에서 출발하여 소비자인 학교까지 도달하는 과정의 이해였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학교급식을 매개로 한 지역생산계획의 구체화는 지역 소농을 포괄하여, 작목반, 지역농협 등 구체적 생산자 조직의 학교급식 주체로의 참여하는 과정에 관한 이해이다. 그리고 공급시스템 부문은 소농, 작목반, 지역농협 그리고 기존의 공급업자까지를 포괄하는 범위에서 학교급식 공급 주요 주체를 세워내는 과정이다.
그러나 여기까지의 과정은 엄밀한 의미에서 순환이 아니라 물류의 일방적 통행이다. 순환은 돌아야 한다. 그럼 학교를 기점으로 어떤 순환이 이루어질 수 있는가.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안이 남은음식물을 퇴비화해 다시 생산자에서 공급하는 것이다. 이 과정은 환경보전형 농업이 진정한 지역순환형 농업을 발전토록 하는 방안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지역순환형 농업에서 소비자가 주체가 된 남은음식물 퇴비화는 소비자에 대한 인식의 근본적 전환을 전제로 한다. 소비자는 환경농업 생산자재 생산을 통해 지역농업의 새로운 생산자로 참여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비로소 지역순환형 농업이 올바로 실현되게 되는 것이다.
아이들의 농사체험, 자연․생태․환경 교육을 위한 생산지 방문도 중요한 순환의 대상이다. 학교교사는 아이들의 손을 잡고 지역 내 학교급식 식자재 공급농장으로 달려가는 시간을 가져 보자. 농민이 1일 교사가 되고, 아이들과 학교교사는 우리 농업과 자연․환경을 학습하는 소중한 경험을 갖게 될 것이다.

3. 지역순환형 공급 시스템의 주체로서 학교급식지원센터

가. 학교급식지원센터의 설립방안

학교급식지원센터는 이름 그대로 지원센터이다. 더불어 지역순환형 공급시스템 확립이라는 대 전제 속에서 출발임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지역순환경 공급시스템의 의의에서 구체적 실천과정을 살펴보았지만 지역 시․군 현실에는 이는 아직 추상적 개념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학교급식지원센터는 오늘날 학교급식운동의 대안으로 자리하고 있는 지역순환형 공급시스템 활성화의 구체적 실천을 담보할 책임을 갖는다. 따라서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단위의 ‘학교급식 지원센터’ 설립은 제철․지역산 농산물 활용을 기초로 한 학교급식 운영시스템의 총괄적 지원 모색 차원의 접근이다. 따라서 학교급식지원센터는 기초 시․군지자체 단위를 핵심 축으로 하며, 이를 기초로 광역 및 국가단위로 확대 발전해 나가야 한다.

시․군 기초 지방자치단체에서의 학교급식지원센터는 현실적으로 지방자치단체․지역농민․생산자 및 생산자단체(조직)․교육청․학교 및 학교급식위원회 그리고 생활협동조합, 지역 내 NGO 단체 등의 네트워크 성격을 갖는다. 그리고 지역 내 학교급식 의견조정․심의 및 합의 기구 역할을 기본으로 수행한다.
따라서 학교급식지원센터는 지역별 사정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우선은 별도의 상설기구의 성격보다는 회의체 기능을 중심으로 조직․운영할 필요가 있다. 구성원 자체가 구체적 영역에서 학교급식에 직접 관계하고 있음으로 회의체 기능의 운영만으로도 역할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월별 정례회의 등을 통해 학교급식 관련 사항의 일상적 평가와 점검을 수행해 나갈 필요가 있다. 회의체 기능 중심 운영은 중앙기구 또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예산 등의 문제로 새로운 기구 신설을 꺼려하는 문제의 해결책으로 제시되는 부문도 있다. 상설 기구화 방안은 지방자치단체 역량에 따라 사업의 전문성 확대 등을 통한 단계적 접근의 과제이다.

학교급식 사업자 역할을 포함한 학교급식지원센터의 제안이 있지만 지역의 구체적 사정에 따른 보다 철저한 준비가 필요함을 지적하고자 한다. 원론적 측면에서 지역순환형 공급시스템에서 제기되는 생산․공급 등의 구체적 사업부문은 농민시장․상설매장의 설치 등의 중․장기적 과제로 해결해 나가야 한다.
농민시장․상설시장은 앞서 살펴본 대로 협동적 지역사회 시스템 등을 통한 학교급식 주체를 세워내는 방안을 포괄한다. 지역순환형 공급시스템의 원칙이 전제된다면 기존 공급업자 까지도 학교급식 주체로 세워낼 수 있다. 현실적으로 농민시장․상설매장 준비가 충분히 준비되지 않더라도 기존 생산시스템, 공급시스템의 점진적 전환을 통한 접근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다.
회의체 중심의 운영의 제안은 생산자와 학교와의 일상적 네트워크는 사업 부분의 구체화 속에서 별도의 영역 속에서 발현된다는 전제를 포함한다. 농민시장․상설매장이 설치된다면 영양사와 지역생산자와의 일상적 교류를 포함해 학교급식 각 주체간의 다양한 교류의 장이 일상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지역 현실적 여건에서는 지역농협 또는 지역농협 사업연합 기능의 활용만을 통해서도 어느 정도 이 부분의 역할을 담당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회의체 중심의 운영 제안은 현재의 지역 내 학교급식 관련 각 주체들을 협동적 사회 시스템으로 새롭게 조직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리고 학교급식지원센터 설립은 운동적 차원 그리고 네트워크 차원에서 학교급식 관련 업무를 시스템화 해 나가는 과정이다. 따라서 실질적 업무 추진과 사업운영은 공적섹터와 제3섹터와의 상호 협력 및 균형견제를 전제로 한다. 사업 성격에 따라서는 사적섹터와 제3섹터 그리고 공적․사적․그리고 협동적 섹터간의 상호 조정․협력과 견제가 필요한 부분이다.
우선 지역합의를 통한 국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관련 법․제도의 개편과 예산을 확보하는 과정은 향후 학교급식지원센터에서 지속적으로 담당해 나갈 운동적 차원의 이해이다. 나아가 소농 등 지역농민과 지역의 다양한 소비자 조직, 차상위 계층의 일자리 마련 등 학교급식 발전과정에서 부수되는 다양한 사업과 관련한 구상은 협동적 지역사회 부분 즉 제3섹터 영역의 발전부문이다. 협동적 개념에서 이들을 학교급식과 지역발전의 새로운 주체로 세워내는 과정이 필요하다. 기존 공급업자와의 관계 등은 사적영역과의 관계 해명이다.
특히 농민시장․상설매장 설치를 통한 학교급식 공급자로서 지역농민의 재조직화, 그리고 농민시장․상설매장 등의 학교급식 관련 사업 활성화를 통한 지역 내 차상위 계층 또는 여성노동력의 일자리 제공 등은 지방자치 단체 단위에서 적극 모색해볼 사업이다. 그리고 이는 농민시장․상설매장을 공급자적 개념이 아닌 지역 협동적 사회 시스템 개념으로 설립하자는 제안도 함께 포괄한다.
학교급식지원센터의 이 같은 포괄적 구상은 앞으로 학교급식 과제가 더 이상 법․제도․예산의 시비가 아니라 시스템적 차원에서 실질적 주체를 어떻게 만들어 나가는 것인가와 큰 관련이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이다.
지역주민의 지역의 운명의 주체로서 당당히 나서는 과정이 학교급식의 구체적 사업에서 발현되도록 하는 방안 그리고 이를 활성화하는 단초를 학교급식지원센터의 새로운 역할로 제안하는 것이다.

나. 학교급식지원센터의 역할

학교급식지원센터는 지방자치단체의 위임을 통해 공적부문의 학교급식 업무을 대행하는 성격을 가진다. 학교급식 계약업무의 근본적 개선이 그 구체적 예의 하나로 제기할 수 있다. 이는 현재의 개별학교와 개별 공급업자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시장 의존형 경쟁입찰 공급방식의 근본적 전환 성격을 갖는다. 당장은 현재 학교급식에서 제기되는 계약의 투명성 공정성 확보 등의 해결 과제가 될 수 있다. 그리고 공동물류 등 학교급식의 발전 과정에서 다양한 순기능을 강화해 나갈 수 있다.
지역순환형 공급 및 물류 공동화는 규모화를 통한 학교급식 효율 개선의 구체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공동물류는 지역단위 추천식단 마련과 이의 적극적 활용을 전제로 하며, 이 역시 학교급식지원센터 차원에서 담당할 문제이다. 공동물류는 학교급식 운영은 농민시장․상설매장 설치 등과 관련하여 지역의 다양한 일자리 학보를 가능하게 한다. 지역농산물의 계획생산을 이루면서 생산․수확과정의 일자리에서부터, 농산물 소포장, 작업불가피한 학교급식 전처리 작업 등을 만들 수 있다.
지역순환형 공급시스템 지역합의에 기초하여 공급업자 사전 심의도 학교급식지원센터의 몫이다. 이를 통해 사전 심의 공급업자를 대상으로 시장 의존형 경쟁입찰의 지양을 전제로 조건부 수의계약을 허용할 여지도 있다. 공급자 사전 심의에는 분기별로 식자재 품목별 농산물 공급처․조달처의 세부 내역 제시 의무화 등을 전제로 하는 방안 등이 필요하다. 농민시장․상설매장 건설을 목표로 할 경우에도 학교급식지원센터 차원의 사전 심의를 통해 지역 생산자․공급업자의 참여를 보장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그리고 농민시장․상설매장 참여 공급업자는 학교급식용 식자재 생산계획에 참여토록 한다.
학교급식 관련 사업의 모니터링과 이를 통한 종합적 개선방안은 지방자치단체의 일상적 위임사항이다.
< 학교급식지원센터 중심의 식자재 공급의 규모화․효율화와 공동물류 체계 구상 >


- 추천 식단의 적극적 운영과 이를 활용한 식자재 공급의 규모화를 전제로 함.
- 아울러 제철․지역산 농산물에 기초한 추천 식단의 내실있는 운영은 식자재 규모화를 통한 학교급식 수요 농산물의 생산계획의 구체화로 이어질 수 있음.
- 군청 및 교육청 유관기관에서 종사자 중심으로 지역산 농산물 소비 운동의 구체화 방안 마련 → 지역내 합의에 기초한 지역생활협동조합 건설을 제안하며, 학교급식지원센터 및 농민시장․상설시장과의 유기적 관련을 통해 지역농산물 소비를 확대함.

이상의 학교급식지원센터의 역할은 다음 3가지의 기본 전제와 관련을 갖는 것이다.
그 중 첫째는 지방자치단위의 학교급식 지원의 당위성에 대한 지역합의를 지역의 구체적 관계자 합의를 통해 도출하는 것이다. 앞서 제안한 지역자급률 산출 등 학교급식의 구체적 현황 분석 등을 통해 주민합의 차원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국가 단위의 학교급식 지원의 구체적 지표를 제시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지역 생산자와 지역협동조합 그 외 지역순환형 공급시스템에 동의하는 공급업자 그리고 학교 등을 학교급식의 주요 주체로 세워내는 과정이며, 각 주체들 간의 합의를 통해 학교급식운영을 시스템화 해 나가자는 것이다.
둘째는 현행 학교급식 시스템을 지역순환형 공급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것에 대한 합의이다. 첫째와 큰 관련이 있지만 이러한 합의는 현재의 공급업자와의 구체적 관계 해명에서 비롯된다는 점에 초점을 둘 필요가 있다. 현행 사업자와의 견제와 조정․합의를 통해 이들을 지역순환형 공급시스템으로 흡수해 나가는 작업이다. 본고에서는 지역순환형 공급시스템의 궁극적 지향의 구체적 실천방안으로 농민시장․상설매장 도입 그리고 이의 다양한 활용 등의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세 번째로 제기할 부분은 제철․지역산 농산물 활용을 중심으로 학교급식 식재료 안전에 관한 지역합의를 도출하는 것이다. 현행 학교급식의 안전성 문제는 수입농산물 이용, 과도한 가공식품류 이용, 육류 중심의 식단 등과 관련을 갖는다. 제철 농산물 개념의 붕괴도 국민건강과 식료안전성의 새로운 위협이 될 수 있다. 현재의 학교급식 식단 운영은 오늘날 식료안전성 문제와 관련한 최대 논란거리인 있는 유전자조작농산물을 비롯해서 포스트하비스트, 내분비교란화학물질, 성장촉진제, 식품첨가제 등에 거의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는 상황임을 말한다.
따라서 학교급식 관계자들이 식료 안전성 기준에서 현재의 학교급식 식단 안전성에 대한 종합적 시야를 가질 수 있는 기준 설정을 전제로 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학교급식지원센터 단위의 지역 생산물 생산방법, 안전성 기준의 합의의 전제가 올바로 실현되지 않으면 현재 전남 등에서 어려운 여건에서도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는 학교급식 지원사업의 막연히 양적 풍요만 결과할 수 있다. 그 결과는 지원에도 불구하고, 지역농업과 무관한 학교급식, 안전성의 제고가 이루어지 않은 학교급식을 결과할 뿐이다.
지역단위 학교급식 식재료 안전성은 지역별 생산방법 등의 자체 기준 설정 등의 마련 등 국가단위보다 다소 유연한 대응이 요구된다. 학교급식지원센터 등에서 학교급식 제 관계자가 매 학기별 농업생산방식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는 방식의 구체화가 필요하다.



이상의 논의를 기초로 지방자치단체 단위 학교급식지원센터의 역할은 다음 사항들로 재 정리 해 볼 수 있다.

- 지방자치단체, 지역생산자, 농민단체, 작목반, 지역농업협동조합, 지역 내 생활협동조합, NGO, 학교 등 지방자치단체 단위 학교급식 관련 협의 및 합의 기능의 수행
- 지역순환형 공급시스템의 올바른 이해와 지역주민 합의 도출
- 지역순환형 공급시스템에 기초한 지방자치단체 단위 공급업체 선정 기준 마련
- 학교급식 사업을 위해 농민시장․상설매장 참여를 희망하는 공급업자의 사전심의 및 참여 결정
- 대금 정산 및 예산․결산심의 기구 역할 : 농민시장․상설매장 등의 지역산 농산물 가격의 심의
- 특히 학교급식위원회․영양사․조리사와 생산자와의 일상적 정보교환 장으로 활용
- 제철․지역산 농산물에 기초한 학교급식 추천식단 제시 및 이를 기초로 한 지역내 학교급식 공급물량의 파악 - 생산․공급계획의 수립
- 지방자치단체 역량에 따른 상설기구화 모색 및 농민시장․상설매장 활성화와 연계한 사업기능의 수행 검토

다만 도시권 기초 자치단체의 학교급식지원센터 설립은 지역 학교급식 관계자의 구성상 위와 다소 차이를 보일 수 있다. 대도시 지역은 생산자와 지역생산자를 대표하는 생산자 조직이 존재하지 않아 현 단계에서 학교와 공급업자와 학교급식 관계의 중심에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도시권 학교급식지원센터는 학교단위 학교급식위원회의 확대 개편을 통한 학교급식 정보네트워크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이는 대도시 지역의 경우 농촌지역에 의존한 물류 공급시스템을 갖출 수밖에 없는 현실적 한계 때문이다.
물론 도시지역 역시 협동적 사회 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농민시장․상설매장에 대응하는 개념의 도시물류 공급시스템을 확보 등으로의 구체적 접근도 가능하다. 그러나 이 경우도 학교별 공동물류 체계 차원에서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짐작된다.

시․군 기초단위 학교급식지원센터가 지역순환형 공급시스템 활성화에 초점을 둔 운영이라면 광역단위와 전국단위는 학교급식지원센터는 학교급식 운영체계의 종합 평가와 발전방향의 제시를 중심으로 할 필요가 있다. 기초 자치단체 학교급식 지원센터의 네트워크 기능 수행과 도시와 농촌지역 공급시스템을 보완하는 등의 역할도 이들의 몫이다. 따라서 광역단위 전국단위 학교급식지원센터는 지방자치단체 단위 학교급식센터의 연합체적 성격을 가지면서 광역차원의 학교급식 물류의 정보교환 센터로서 역할토록 업무를 조정할 수 있다.
전국 단위의 학교급식 지원센터는 농림부와 교육부 차원의 공동기구로 설립하며, 학교급식이 안전성 보장과 함께, 환경교육, 지역농업 진흥을 종합적으로 매개하는 견인차 역할을 수행한다. 학교급식 운영의 종합평가, 학교급식 식자재 안전성 및 관련 정보의 일상적 정보 구축 및 네트워크 기능이 학교급식 지원센터의 주요 역할이다. 특히 학교급식 식자재 안전성 관련 정보구축과 이에 기초한 학교급식 관계자의 교육이 제철․지역산 농산물 활용과 관련하여 구체적으로 요구된다. 농촌지역 지방자치단체와 서울 및 광역시 지방자치단체와의 자매결연 등 전국 차원의 물류 운영 시스템의 네트워크 방식 지원도 국가 단위 학교급식 지원센터의 역할이다.

4. 결론

지역순환형 공급 시스템은 지금까지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상황이다. 지역순환형 공급 시스템을 올바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지역합의에 기초한 생산계획, 공급시스템, 이에 조응하는 구체적 지역주체 및 이들 간의 활발한 네트워크 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 생산계획에서 요구사항은 식자재 안전성을 고려한 속에 환경농업 실현을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더불어 학교급식의 식자재 다양성에 상응하는 다품목 소량 생산체계의 도입도 제시된다. 이는 현재 중앙집권적 농정 그리고 녹색혁명형 농법으로 오랜 세월 길들여진 우리 농촌현실과 큰 차이를 보인다. 시장도 대도시 의존형 구조를 탈피하고, 지역순환으로 대체할 것을 요구한다. 이 역시 서울 중심적 그리고 대도시 중심적 국가발전과 연계하여 대도시에 절대적으로 의존한 시장구조를 갖고 있는 농촌 사정과 차이나는 부분이다.
이런 사정으로 현 단계에서 지역순환형 공급을 실천은 단순한 선언적․구호적 요청으로 이룰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단순한 법․제도 개선과 예산 타령의 문제를 넘어 지역종합 발전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궁극적 차원에서는 농업생산과 시장 구조 나아가 지역경제의 근본적 개혁을 필요로 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 글의 시장구조 제안의 예에서 제기하고 있는 농민시장․상설매장도 지금까지의 경험과 다른 발상이다. 따라서 인프라 개념에서 시장을 개설하고, 공급자가 마련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지역순환형 공급 시스템에서 기존의 공적섹터․사적섹터 역할을 넘어 제 3섹터로서 협동적 지역사회 역할을 강조하는 부분은 이런 까닭 때문이다. 지역주민이 지역운명의 주인으로 나서 생산과 공급 각 영역 등의 범위에서 활발한 네트워크를 구성해 당당한 주체로 서야 한다는 전제이다.

이 글에서 논의한 학교급식지원센터도 이상의 지역순환형 공급시스템의 안정화를 전제로 하는 제안이자, 학교급식지원센터 역할 자체가 지역순환형 공급시스템 실현의 과정이다. 학교급식발전을 위한 지역협의체로 출발해 중․장기적으로는 지역의 구체적 사정과 학교급식의 발전 정도에 따라 다른 모습을 취할 수 있다. 기존 공급자의 변화를 통한 지역공급시스템을 강화하는 경우, 농민시장․상설매장 등 사업의 구체적 영역이 별로 발전하는 경우 그리고 학교급식지원센터의 역할 속에서 사업부문을 포괄하는 것 등에 따라 향후 전망의 다양한 차이가 생길 수 있다. 첫째와 둘째의 경우를 상정할 경우는 학교급식지원센터는 계속적으로 회의체의 역할로 학교급식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이며, 셋째의 경우는 자체적 상설기구를 모색해 나가는 경우이다. 어떠한 경우든 학교급식지원센터는 학교급식과 관련한 공적․사적 그리고 제3섹터 차원의 협동적 지역섹터의 상호 협력 그리고 견인과 견제를 통한 네트워크 기능을 기본으로 한다.
결론적으로 학교급식지원센터는 특정 기구적 성격이기 보다는 학교급식을 매개로 한 참여형 협동사회의 실천의 장, 운동적 성격을 갖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공적섹터의 견인과 사업 위임을 통한 학교급식 지원사업의 공공성 강화, 사적섹터의 견제와 협력을 통한 학교급식의 안전성 보장, 그리고 협동적 지역섹터와의 견인과 협력을 통한 역동적 지역발전 등이 학교급식지원센터가 지향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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