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따라가기 : http://www.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24543




GMO 쌀 허용하는 ‘창조농정’
[422호] 2015년 10월 12일 (월) 12:41:37김은남 기자 ken@sisain.co.kr

김성훈 전 농림부 장관(76·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 대표)은 밀짚모자에 갈옷 차림이었다. 살고 있는 빌라 옥상에 손수 가꾼 텃밭을 돌보다 나온 참이라고 했다. 각종 푸성귀에서 보리·밀까지 한 해 삼모작을 거뜬히 해치우는 6년차 도시농부인 그가 요즘 뿔이 단단히 났다. 지난 9월 초 한 세미나에서 농촌진흥청(농진청) GMO개발사업단장이 “올해 안에 GMO 벼(쌀)에 대한 안전성 심사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기 때문이다.

그가 유전자변형 식품(GMO)에 처음 관심을 가진 것은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아시아·태평양 지역 담당자로 파견 나가 있던 1980년대 중반. “자칫하면 GMO로 인한 내성 강화로 농민들이 더 많은 제초제나 살충제를 쓰게 될지도 모른다”라는 우려가 FAO 내부에서 제기되는 것을 보며 GMO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갖게 됐다.

 

사실상 GMO 작물의 본격 상용화 예고한 셈

그러던 그가 시험대에 든 것은 1998년 농림부(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취임하면서다. IMF 구제금융 사태를 맞아 휘청이던 한국 정부에 미국은 GMO가 5% 미만인 콩·옥수수 등은 GMO 표시를 하지 않고도 수출할 수 있게끔 해달라고 압력을 넣었다. 이때 김 전 장관이 내세운 것이 국산 GMO 벼였다. 그는 “우리도 자체적으로 GMO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생태계와 인간에 대한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았기에 상용화하지 않고 있다”라는 논리로 미국의 통상 압력에 맞섰다. 내부 지침도 만들었다. 국내산 GMO 종자를 상용화하려면 반드시 생산자·소비자 단체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지침이었다.

그로부터 17년 가까이 불문율처럼 지켜져온 이 지침은 급기야 ‘창조농정’을 앞세운 박근혜 정부 들어 깨질 위기에 처했다. 농진청이 안전성 심사에 착수하겠다는 것은 GMO 작물의 품종 개발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말이며, 정부가 이를 최종 승인하면 상업적인 재배와 유통이 가능해진다는 것이 17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GMO반대생명운동연대의 주장이다. 나아가 농진청은 GMO나 쌀에 민감한 국민 여론을 감안해 일단 ‘밥쌀용’이 아닌 ‘산업용’ 쌀로 안전성 검사를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GMO 작물의 본격 상용화를 예고한다고 김 전 장관은 말한다. 농진청이 개발한 GMO 작물이 이미 200여 가지에 달하는 만큼 산업용 쌀에 이어 밥쌀용 쌀, GMO 잔디, 바이러스 저항성 GMO 고추 등이 줄줄이 상용화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가격은 비싼 대신 안전성과 품질 경쟁력으로 버텨온 한국 농업 또한 이로써 회생 불가능한 ‘막장’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

그가 몸담은 경실련은 올해 초 식품의약품안전처를 상대로 주요 GMO 수입업체들의 수입 현황 등을 공개하라는 정보공개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그 결과 소송에서는 이겼지만 두 달이 다 되도록 여전히 식약처로부터 관련 자료를 넘겨받지는 못한 상태다. 그는 “기호식품인 담배에는 니코틴·타르 함량 등을 반드시 표시하게 하면서 모든 국민의 건강과 직결되는 필수 식품에는 GMO 표시를 하지 않는 게 말이 되느냐”라고 반문했다. GMO의 안전성 논란을 떠나 일단 소비자의 알 권리를 제대로 보장하려면 각종 면제조항으로 누더기가 된 현행 GMO 표시제 대신 명실상부한 완전표시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List of Articles
 <div align=right /><font color=blue>ⓒ시사IN 이명익</font> 
ⓒ시사IN 이명익
ⓒ 시사IN(http://www.sisainliv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20 배옥병 상임대표 뉴스타파 ... 희망먹거리네트워크 2017-04-11 162845
19 [국제심포지엄]5/12(목)13... file 희망먹거리네트워크 2016-05-09 109168
18 [언론기사] “쌀값 ‘인상’ ... 희망먹거리네트워크 2020-11-26 57566
17 2018년 새해 복 많이 받으... file 희망먹거리네트워크 2017-12-29 46199
» [시사인] GMO 쌀 허용하는 ... 희망먹거리네트워크 2015-11-09 12832
15 [토론회]10/15(목)14시. '... file 희망먹거리네트워크 2015-10-07 12824
14 제주4.3항쟁 68주년 기념강... file 육지사는제주사름 2016-03-20 12739
13 [알림]4/29 농촌진흥청 유... file 희망먹거리네트워크 2016-05-02 12628
12 [ 안 내 ] 2016년 10월 21... file 희망먹거리네트워크 2016-10-20 12354
11 [안내]7/17(금)13시~18(토)... file 희망먹거리네트워크 2015-07-02 12245
10 [알림]5/25~8/24 GMO강사양... file 희망먹거리네트워크 2016-05-09 12241
9 (재)지역재단 채용공고 희망먹거리네트워크 2016-04-01 12204
8 [공유]우농칼럼_GMO로 더렵... 희망먹거리네트워크 2015-10-22 12199
7 [안내]7/16(목)~17(금) 급... 희망먹거리네트워크 2015-07-06 12120
6 [언론기사] 전국먹거리연대... 희망먹거리네트워크 2019-11-28 10470
5 [한국농어민신문] 푸드플랜... 희망먹거리네트워크 2019-11-28 10424
4 [경향신문] 시민단체 “GMO ... 희망먹거리네트워크 2019-09-18 10392
3 [한국농정신문] 친환경농업... 희망먹거리네트워크 2019-10-01 10271
2 [자료] 농특위 제작 전국순... 희망먹거리네트워크 2020-11-04 7437
1 [언론기사] 세계 곡물 공급... 희망먹거리네트워크 2020-11-26 7155